여당과 정부가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한 방안으로 교사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학교폭력 예방ㆍ근절을 위한 정책기획단'은 지난 21일 오전 국회 귀빈 식당에서 교육부 여성가족부 대검찰청 청소년위원회 등 관계부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학교 폭력을 전담하는 특정 교사에게 '사법경찰권'과 '학부모 소환권'을 부여하는 방안 을 학교폭력 예방ㆍ근절 대책의 하나로 상정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가 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상시 단속체제를 갖추게 되면 중ㆍ장기적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나 사법경찰관리만으로 범죄 수사를 하는 것이 부적당한 특 별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주고 있다. 즉 삼림, 해사, 전매, 세무, 군수사 기관, 식품ㆍ의약품, 철도공안, 환경 등의 직무에 사법경찰권이 부여돼 있다.
당정은 이와 함께 학교폭력 발생시 사법경찰권을 부여받은 교사가 관련 학생의 부 모에 대해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학부모 소환권'과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없이 출 석 요구에 불응하면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일부 무관심한 부모 를 강제로라도 불러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자는 것이 당정의 판단이다.
그러나 일선 교사에게 사법경찰권을 주는 방안은 자칫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검찰은 이런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경찰권은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는 업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전문성이 없는 교사들이 '단속'이 아닌 '수사' 권한을 갖게 되면 자 칫 경찰권 남발을 불러와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법경찰관이 아닌 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예외를 인정할 특 별하고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또 "학부모 소환권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만큼 학교 에 검찰이나 법원과 같은 출석요구 권한과 벌금 부과 규정을 부여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재 내부적으로 폭력 학생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면서 교육권 을 최대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별도로 진행중이다.
학교폭력 근절 정책기획단은 이달 말께 학교폭력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내외신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 두발언을 통해 "국민 여러분을 불안하게 하는 학교폭력, 조직폭력, 사이버폭력, 정 보지폭력 등 '4대 폭력'은 반드시 뿌리뽑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