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교수 연구소 국가기밀시설로 지정 실험 정보·기술 보안 위해 전담팀도 가동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
“신(神)의 손, 신의 기술을 지켜라!” 국제적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 기술에 대한 정보전이 치열한 가운데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의 세계 유일의 연구 기술을 지키기 위해 국가정보원이 뛰고 있다. 또 경찰청은 황 교수에게 물샐틈없는 경호를 펼치고 있다.
황 교수는 지난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직후 “연구팀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나 기술에 대한 보안은 국정원 산업보안팀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모든 연구원들의 전화와 이메일을 체크하는 등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외부 인사가 황 교수팀의 실험실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인적 사항을 국정원에 보내 검증받아야 한다. 만에 하나 세계 유일의 줄기세포 관련 핵심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국정원은 황 교수팀 연구소를 ‘국가기밀시설’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5·19 사이언스 발표 이후, 언론사의 실험실 취재 요청도 일절 거절하고 있다. 실험과 관련된 사진 자료도 연구팀이 직접 찍어 배포하는 상황이다.
인류 최초의 ‘보물’인 인간배아 줄기세포가 어디 보관돼 있는지도 철저히 감춰져 있다. 줄기세포는 국내 3~4곳의 연구소에 나뉘어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경찰청은 황 교수를 24시간 ‘밀착 경호’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말부터 황 교수를 ‘경호경비’ 대상에서 ‘3부요인급 경호’ 대상으로 격상했다. 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 또는 황장엽(黃長燁)씨 등의 특별케이스가 아닌 과학자가 이 같은 경호를 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경찰청은 최근 서울 강남의 황 교수 집 앞에 경비초소를 짓고 하루 3교대로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황 교수가 세계 유일의 기술을 가진 과학자인 데다 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윤리에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연구를 반대하는 극단 세력의 우발적 행동으로부터 황 교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황 교수가 비행기나 기차 등을 탈 때도 경호원이 동승하며 선박이용 때는 별도 경비정이 경계 근무를 선다.
지난 8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와의 ‘줄기세포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여행 길에 오른 황 교수팀 일행에게도 경호 요원이 동승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번에 황 교수가 방문하는 도시의 주재 공관에 황 교수의 안전에 대한 만반의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황 교수팀의 대변인인 서울대의대 안규리 교수는 “황 교수가 처음에는 이 같은 밀착 경호에 불편해했으나 경호 요원들이 밤낮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요즘은 동생처럼 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