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민들이 ‘연쇄살인 공포’에 떨고 있다. 올 들어 천안에서 발견된 피살체는 4구로, 불에 타거나 토막 난 사체가 잇따라 발견됐지만 한건도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17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으나 범인이 붙잡힌 것은 10건뿐이다. 이러니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1986년부터 5년 동안 10명의 부녀자가 희생돼 영화로도 제작된 경기도 화성을 천안이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대규모 택지개발과 수많은 기업체 유치가 이뤄지면서 인구가 급증한 천안에서의 범죄 증가는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다. 천안 인구는 1995년 33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 50만 명으로 10년간 17만 명 증가했다. 짧은 기간의 인구급증에는 범죄증가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천안의 강력사건은 2004년 4800여 건에서 지난해 540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천안에는 경찰서가 여전히 한 곳뿐이다. 경찰 1인당 주민 수는 1000명이 넘어 전국평균 500-600명의 두 배에 이른다. 송모·표모양(26) 피살사건을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전담한 것도 천안의 경찰력부족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서 증설은 2008년에나 있을 예정이다. 충남경찰청은 전·의경으로 구성된 방범순찰대를 4-6개 중대 더 늘리겠다는 ‘천안 특별치안대책’을 내놨지만 수사 전문 인력이 아니어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올해 발생한 4건의 살인사건은 물론 미제로 남아있는 살인사건의 조속한 해결이다. 부족한 인력 때문에 힘든 수사가 되겠지만 충남경찰청과 천안경찰서가 최선을 다해 ‘제2의 화성사태’가 전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아울러 천안의 정치권·지도층인사들이 힘을 모아 경찰서 신설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