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800여건에 불안 고조…보험ㆍ경호업체등 호황
중국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사건이 급증하면서 중국 부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자들은 납치보험에 가입하고 사설경호원을 고용하는 등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궈지셴취다오바오(國際先駒導報)에 따르면 개인사업가인 우진융(吳金勇)의 아버지는 10차례나 납치를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납치가 상대적으로 쉬웠고 매번 8만~10만위안(약 1030만~1300만원)의 몸값을 치를 수밖에 없다. 우진융의 친구인 신발공장 사장 왕펑푸(王豊富)도 아들이 유괴돼 30만위안(약 3900만원)을 치르고서야 겨우 구해냈다.
연안 대도시의 부자들에게 납치는 남의 일이 아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납치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부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한다.
부자들은 신변안전을 위해 거주지를 2, 3곳으로 만들어 옮겨다니며 생활하기도 한다. 또 가족 1명당 사설 경호원 1명을 고용하고 있다. 때문에 광저우(廣州)처럼 개인사업가가 많은 지역은 사설경호원 수만 해도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호업체는 부족한 경호인력을 메우기 위해 전국에서 무술고수나 퇴역군인을 찾고 있다.
또 일부 부자는 아예 가족과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있다.
중국 공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3863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했다. 납치 대상은 주로 신흥부자나 유명인 또는 부모와 어린 자녀다. 납치범들은 몸값으로 1만위안에서 많게는 수백만 위안을 요구하고 있으며 액수가 점점 비싸지고 있다.
베이징(北京)대 사회학과의 샤쉐롼 교수는 부자납치가 빈발하는 현상은 중국이 사회적 전환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납치범들은 대부분 살 곳과 직장을 잃어 심각한 박탈감에 빠진 사람들이라며 국가가 하루빨리 빈부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도 있지만 부도덕한 부의 축적과 부자들의 사회에 대한무책임 때문에 납치사건이 생겨도 사회의 동정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