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맞으며 집에 사는 것보다 차라리 감옥살이를 하는게 낫겠어요.”
친아버지로부터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지는 등 수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보호관찰대상 청소년에 대해 긴급 숙소보호조치가 취해졌다.
24일 법무부 진주보호관찰소는 최근 특수절도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허모(16·통영시 명정동)양이 수년동안 이혼한 아버지로부터 폭력에 시달려 온 사실을 확인하고 진주가정폭력상담소 부설 쉼터에 임시 보금자리를 마련해 생활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진주보호관찰소에 따르면 허양은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지난 2003년 가출한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친구들과 절도를 하다 붙잡혀 지난 1월 7일 창원지방법원에서 보호관찰(2년)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허양은 보호관찰 기간동안 주거지 제한 등을 준수해야 하지만 1월 14일 보호관찰소에 처음 나온 이후 보호관찰 교육도 불응하고 계속되는 가정폭력에 의해 또 다시 어머니의 통장과 도장을 훔쳐 가출을 하게되었다.
가출신고를 받은 보호관찰소는 소재를 집중 파악하던 중 지난 19일 허양의 아버지로부터 “통영에서 얘를 찾았다며 데려가서 처벌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허양의 집을 직접 방문한 결과 발목에 쇠사슬과 자물쇠가 채워진 상태로 있었다.
보호관찰소 조사에서 허양은 “계속되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참다 못해 또 다시 가출을 하게됐다”며 “처벌을 받더라도 다시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울먹였다.
허양의 친어머니도 “딸아이가 혼자라도 생지옥 같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통장을 가지고 집을 나갔으면 월세방이라도 얻어 생활 할 것이지 왜 집에 돌아왔는지 모르겠다”며 허양이 가정폭력 때문에 가출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진주보호관찰소는 허양을 처벌하는 것보다 가정폭력에서 구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진주가정폭력상담소에 허양의 사정을 알린후 상담소 측의 협조를 얻어 부설 쉼터에서 보호키로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허양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토록해 1년과정의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편 진주보호관찰소 관계자는 “허양을 발견했을때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진채 겁에 질려있었다”며 “보호관찰 교육을 위해 집에 돌려보내도 또다시 가정폭력으로 허양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 같아 긴급보호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