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 최전방 GP(감시초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GP총기사고 진상사소위원회’(위원장 안영근)의 24일 현장조사는 가해자 김동민 일병과 부대원들간의 메울 수 없는 ‘간극’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이들은 국방위원들과의 대질면담이 아닌 별도면담에서 서로 상대방이 잘못해서 이같은 참사가 일어났다는 식의 주장으로 조사위원들을 안타깝게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安泳根), 한나라당 박 진(朴 振) 의원 등 5명의 진상조사소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GP를 관할하는 모 사단 사령부를 방문, 김 일병과 생존한 동료 장병들을 잇따라 면담했다.
비공개로 조사에 응한 김 일병은 “부대원들이 미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은 “다른 일병들에 비해 유독 나를 구박하고, 욕을 많이 했다. 욕을 안들으면 하루가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고 조사위원들은 전했다.
김 일병은 “다시 GP근무를 하게 돼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소대원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해 일부 동료들에 대한 ‘증오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 일병의 동료에 대한 미움은 GP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건 당시의 상황을 ‘무섭도록’ 태연하게 재연하던 김 일병은 혈흔이 바닥에 낭자한 내무반에서 “숨진 동료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절이라도 한번 하는 것이 어떠냐”라는 안영근 의원의 제안에 대해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김 일병은 사건발생 후 그동안 주위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부모와 누나 등 가족 5명이 이날 오후 자신을 면회한 자리에서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원들이 김 일병의 동료병사들에 대한 면담조사에서는 정반대의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사병들은 “소대 내무반의 분위기가 어느 부대보다도 좋았다고 자부한다. 김 일병이 오히려 동료 및 고참들을 왕따시켰다고 생각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부대원은 “김 일병이 농구를 하는 도중 고참 사병에게 욕을 하는 모습을 보여 고참들로부터 욕을 먹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진상조사소위는 김 일병과 부대원들의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사병들의 동의를 얻어 이들의 수양록을 모두 회수, 보다 정확한 사건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