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강이종행 기자]
6회 연속 월드컵 진출! 박주영만 있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본선 6회 진출을 일궈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9일 새벽 2시 30분(한국시각)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4대 0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팀은 승점 10점을 확보, 사우디(11점)와 함께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통과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오는 8월 17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A조 1위를 놓고 운명의 한판을 벌이게 됐다.
이날 골의 주인공은 박주영(FC서울), 이동국(포항스틸러스), 정경호(광주상무·후반 차두리 선수와 교체) 등 최전방 공격수 3인방과 박지성(에인트호벤) 선수의 몫.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이기는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날 전체적으로 쿠웨이트를 압도하며 경기를 리드해 나갔다.
특히 우리 선수들에게는 37도가 넘는 무더위뿐만 아니라 경기장으로 물병을 던지는 쿠웨이트 관중들도 또 하나의 적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김동진-차두리(정경호), 이영표-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좌·우측 공격이 살아나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쿠웨이트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조직력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월드컵 본선행을 다음 대회로 넘겨야 했다.
[전반전 : 기분 좋은 2골... 이것이 한국 축구다!]
전반 초반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18분 첫 골을 얻었다.
이영표 선수가 상대편 진영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던 김동진 선수에게 패스했다. 공을 이어받은 김 선수는 골대 앞까지 드리블, 빠르게 올려준 공을 쇄도하던 박 선수가 다리를 쭉 뻗어 골을 만들어 낸 것. 박 선수가 A매치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순간!
두 번째 골은 10분 뒤 터졌다. 역시 김동진 선수가 왼쪽 측면에서 침투하던 박주영 선수에게 수비수 뒷 공간을 이용해 패스했다. 이를 받은 박 선수가 골문 근처까지 침투했으나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결국 이동국 선수가 침착하게 차 넣어 두 골 째를 일궈냈다. 이 선수는 특히 쿠웨이트전 3경기 연속골(4골)을 기록하게 됐다.
두골을 넣은 이후 성난 쿠웨이트 관중들이 물병 등을 경기장으로 투석해 5분 이상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후반전 : 전반은 예고편, 후반은 골 폭풍] 전반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후반 역시 한국팀의 골 폭풍은 계속됐고 쿠웨이트는 허물어졌다.
후반 초반 왼쪽 중앙선 부근에서 드리블한 박주영 선수가 수비수 1 명을 제치고 골문으로 파고들던 이동국 선수에게 연결해줬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아쉬움도 잠시, 곧바로 한국은 3번째 골을 얻었다. 후반 10분 차두리 선수와 교체 투입된 정경호 선수가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이동국 선수에게 받은 공을 침착하게 드리블해 왼쪽 모퉁이로 꽂아 넣었다. 3대 0.
이후 우리 선수들은 마음놓고 상대 진영을 종횡무진 휘저었다. 네 번째 골은 후반 16분 '히딩크의 애제자' 박지성 선수의 재치만점 슛. 상대진영 중간에서 골대 근처까지 드리블해 간 박 선수는 골문 오른쪽 모퉁이에서 중앙으로 패스하는 척 하면서 골키퍼 제치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상대로서는 허무할 수밖에 없는 골.
4골차가 난 이후 쿠웨이트 선수들의 몸놀림은 현격하게 저하됐다. 그러나 한국은 더 이상의 골은 기록하지는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