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경비업체 직원과 차량을 엉뚱한 곳으로 유인한 뒤 대형 할인점을 턴 ‘성동격서(聲東擊西)’식 신종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7일 오전 4시 4분쯤 안동시 모 할인점 3층 사무실에 2인조 도둑이 침입, 현금과 수표, 상품권 등 2억1000여만원이 든 철제금고를 들고 달아났다고 14일 밝혔다.
안동 시내 한 경비업체에 첫 경보가 울린 것은 이날 오전 3시38분, 풍산읍에 위치한 한 음료회사에서부터였다. 경비업체는 경비차량 1대를 즉각 출동시켰다. 12분 뒤 풍산읍의 한 물류센터에서 다시 경보가 울렸다. 경비업체는 이번에도 지체없이 남은 차량 1대를 현장에 급파했다. 두 번째 차량이 현장에 도착할 무렵인 4시 4분, 이번에는 안동시내 대형 할인매장에서 세 번째 경보가 울렸다. 경비업체에서 5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지만 출동할 차량이 없었다.
먼저 출동한 차량이 음료회사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황급히 6㎞를 되돌아와 4시 12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상황은 끝난 뒤. 할인마트 3층 사무실에 놓여 있던 180㎏짜리 대형 철제금고는 오간 데 없고 건물 뒤편 주차장에는 금고를 실어나른 손수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경찰은 8일 낮 현장에서 5㎞쯤 떨어진 안동시 수상동의 도로공사장 빈 터에서 범인들이 버리고 간 화물차와 복면을 발견했다. 1000만원에 달하는 상품권과 수표 500만원은 금고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현금 1억9000여만원은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4~5명의 범인들이 치밀한 각본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복면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목격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경비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