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러 국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수백명이 다음주 중 한꺼번에 한
국으로 온다.
외교통상부는 23일 오전 "정부가 아시아 한 국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300~400명을 전세기에 태워 입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이 국가와 협
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국방부, 경찰 등 유관 부처는 이들의 대거 입국에
대비해 최근 합동심문조 구성과 수용시설 마련 등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
로 전해졌다.
그간 탈북자들의 입국은 수명 또는 수십명 단위로 이뤄져왔으나 이번처
럼 정부 주선으로 수백명이 한꺼번에 입국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들 탈북자들은 현재 아시아 국가에서 우리 정부와 국내 탈북자구호단
체 등이 위탁 지원하는 현지 숙박업소 등에 분산 수용돼 보호를 받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탈북자 수백명이 특정 지역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문제
들이 발생했고, 해당국 정부가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며 "우리 정부
가 이들을 한꺼번에 데려오기로 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식당과 숙박업체 간에 탈북자들을 손님으로 끌어들이
기 위한 경쟁까지 벌어져 해당국 정부가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국가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에 `
(탈북자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모두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국가는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중간 경유지로 이용해왔으며 중국
의 단속이 강화된 이후 지난 봄부터 탈북자들이 급증했다고 국내 탈북자구
호단체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국내 입국 탈북자는 1999년 60명에서 2000년 297명, 2001년 572명, 2002
년 1천111명, 2003년 1천175명으로 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