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이 경선 선거대책본부 출범을 앞두고 당내 중량급 인사 끌어들이기에
사활을 건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16일 밤에는 각 진영의 핵심 의원들이 두 주자 주재로 저녁 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졌다.
◆지역대표모임 대 단합모임
이 전 시장은 16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의원·위원장 2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시·도 지역을 총괄하는 책임자급 의원들을 모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정의화·이윤성 의원 등 중진들도 참석했다. 전날 귀국한 이 전 시장이 선대본부 출범에 앞서 전국 조직망을
점검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음식점에서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강두·김무성·이해봉·김영선·허태열 등 의원 약 30명이 모였다. 지난주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생일 축하를 겸한
이 자리에서 “힘을 합쳐 박 전 대표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자”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가락동의 한 시장에서 재·보선 지원 유세를 하는
동안 경호원이 사방을 주시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유력 인사 끌어들이기
양 진영은 유력 인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9일 밤 두바이로 출국하기 직전, 박관용·김수한 전 국회의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과 부부 동반 만찬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이 전
시장측에선 이들을 ‘캠프 고문’으로 부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 역시 박관용 전 의장과 박희태 전 부의장에게 “도와달라”며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
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홍준표 의원도 대외적으론 이 전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소문이 나 있지만, 박 전 대표가 16일에도
직접 전화를 거는 등 포기할 태세가 아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 전 의원에게 눈에 띄게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전 대표도 김 의원에게 자주 전화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서울 중랑구의 당원교육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경호원이 뒤쪽에 바짝 붙어 따라가고 있다. 조인원 기자
박 전 대표를 외곽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병렬 전 대표에 대해서도 양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번갈아 만나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분신과도 같았던 전여옥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측은 최소한 중립지대에라도 묶어둬야 한다며 공을 들이고
있다.
양측은 경선 투표권 자격을 가진 ‘당비(월 2000원 이상)를 내는 책임 당원’ 확보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16일 지난 3월 책임당원을 많이 모집한 우수 지역 7곳을 발표했는데, 1등인 정종복(경주시) 의원을 비롯해 전부
‘친이’(親李·친이명박)로 분류되는 의원 및 원외위원장들이 맡은 곳들이다.
16일 서울 중랑구청 지하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원 교육에 참석한 박근혜 전대표와 서울 송파구 가락동
골목시장 앞에서 4.25보궐선거 지원유세를 나와 지원유세를 하는 이명박 전시장 옆으로 경호원이 밀착 경호를 하고 있다/조인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