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호가 몸과 힘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 경호는 두뇌로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호학 박사학위를 딴 강영숙씨(49)는 “경호가 의뢰인의 신체 보호라는 협의의 개념에서 비서, 상담, 재산까지도 보호해 주는 것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원래 경호와는 인연이 없었다.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전업주부로 살림만 해오다 마흔이 넘어 우연히 TV에 소개된 경호학을 접하고 빠져들게 됐다.
그 길로 2001년 중부대 경호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학위를 따고 용인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나라 대학에 경호학과가 설치된 것은 1996년 용인대가 처음. 이후 남자 경호학박사는 많이 나왔지만 여자로는 강씨가 처음이다. 현재 중부대와 용인대에서 관련 분야 강의를 하고 있다.
강씨의 관심 분야는 ‘민간조사제도’다. 민간조사제도는 국가가 미처 책임져 주지 못하는 개인의 사적 부분을 민간 차원에서 해결해 주는 제도이다. 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사설 탐정’과 같은 개념이다.
강씨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졌지만 현재 경찰 인력으로는 개인의 소액재산, 안전 보호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며 ‘민간조사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 제도는 경찰에서 입법화를 서두를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위를 따는 과정이 예상 외로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려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는 강씨는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면서 ‘운명은 찾는 자에게 열린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