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원장회의 '사법질서 보호법' 입법 추진
보복범죄 가중처벌 난동·테러 '감치' 확대키로
비장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고등법원 부장 석궁테러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한 법원장들이 회의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법관이나 소송대리인 등 사법기관 종사자를 상대로 한 보복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할 수 있는 사법질서보호법(가칭)의 입법이 추진된다. 또 필요할 경우 법원은 경찰에게 판사 숙소 경호를 24시간 요청할 수 있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증인이나 소송 당사자 등도 법원에 신변 보호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은 19일 박홍우 고법부장 판사 석궁 테러 사건과 관련해 ‘비상 전국법원장회의’를 열어 법관·법원 공무원 신변 안전 방안과 법정 질서유지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장윤기 행정처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는 차한성 차장, 박병대 기획조정실장, 서울·광주 고등법원장 등 고위 법관 40여명이 참석했다.
대법원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법치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법치주의의 확립은 사법부 구성원들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깊은 이해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법관들은 우선 사법질서보호법 제정을 통해 법관, 검사, 법원 공무원, 국선변호인 등 사법기관 종사자를 상대로 한 업무 관련 보복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조항을 만들고, 사법 업무 종사자의 신상정보 보호 규정도 새롭게 마련키로 했다.
법원 관계자는 “현행 법원조직법이나 법정모욕죄는 처벌 대상이 법정이나 법정 인근으로 제한돼 있고, 법정 밖 재판 업무에 대한 보호 규정도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법관의 출퇴근 시 등의 위협 요소가 있을 경우 경찰서에 숙소 경호를 요청하고, 지난해 1월 창설한 법원경비관리대를 법정 내 1명씩 배치할 방침이다. 신변에 위협을 받고 있는 사건 당사자나 증인 등이 재판 출석 전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면 법정 경위의 경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재판이 끝나더라도 위협이 끝나는 지역까지 보호키로 했다.
법원은 또 스크린 도어 등 자동 출입통제 시스템을 조기에 확충하는 등 법정 질서 강화를 위해 폐쇄회로(CC) TV와 검색대 설치 등 청사 보안·방호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차제 소환 등을 통해 방청객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하고, 방청권 할당 등을 통해 방청객을 제한할 계획이다. 법원은 또 미온적인 대처가 난동·테러를 부추긴 요인이라고 보고 감치 재판과 과태료 재판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