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가 극심한 혼탁양상을 빚고 있다. 흑색 비방과 폭행은 물론 돈 살포에다 고소·고발전까지 갖은 구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선거사범 3,000명 넘어설 듯=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부정선거운동으로 적발된 선거사범은 2,730명(27일 현재)으로 이 중 165명이 구속됐다. 이는 선거사범 1,579명, 구속자 161명이던 2002년 지방선거 D－4일 때에 비해 입건자 수는 72.9%, 구속자 수는 2.5%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실적을 담은 광고물을 텔레비전에 방영한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와 이환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인천시가 투자유치 목적으로 방송광고를 했다고 하지만, 관련 홍보물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사업추진 계획과 추진실적을 반복해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돈 뿌리고, ‘주먹’ 날리고=경남 의령경찰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며 유권자에게 수백만원의 돈봉투를 돌린 강모씨(54·이장)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6일 긴급체포했다.
강씨는 최근까지 현금 1천3백만원을 차에 싣고 다니며 전모씨(48) 등 12명에게 30만~1백10만원씩 모두 8백90만원을 제공한 혐의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에 사는 정모씨(59·농업)는 한마을 주민 580명을 모아 친목단체를 만든 뒤 청도군 군의원 후보 김모씨에게 친목단체 표를 몰아주겠다며 접근해 6백만원을 받았다가 28일 경찰에 구속됐다.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폭행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 국민중심당 대전 유성구청장 후보측 여성 선거운동원 16명이 원내동 롯데리아 앞에서 거리유세를 하다 갑자기 나타난 이모씨(37) 등 30대 남성 2명이 던진 30㎝ 길이의 각목에 맞았다. 이 가운데 김모씨(38·여) 등 운동원 3명은 얼굴과 인대를 크게 다쳐 건양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 금산경찰서는 27일 오후 유세중이던 모 구의원 후보측 선거운동원 유모씨(47)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며 흉기로 운동원을 위협하는 등 20여분간 소란을 피운 이모씨(49)를 체포했다.
◇고소·고발 잇따라=충남도지사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55)는 이날 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58)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오후보가 법원의 무죄판결까지 난 ‘당적이동 대가 2억원 수수’를 한 방송토론에서 주장했다는 것이다. 오후보측은 이미 이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자 비방,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광주 서구의 구청장선거에 나선 열린우리당 김종식 후보(58)와 민주당 전주언 후보도 전후보의 ‘한 TV토론에서의 구청 예산발언’이 문제가 돼 맞고소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