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평소 학교폭력에 시달려 온 초등학생 쌍둥이 형제가 자신들을 괴롭혀 온 같은 학교친구를 흉기로 마구 찌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년간 당해 온 학교폭력에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학교폭력이 또다른 보복성 학교폭력을 낳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10일 같은 학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쌍둥이 A군형제(10·초등 5)와 부모를 불러 조사하는 한편 중상을 입은 B군의 부모도 방문조사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지난 8일 오후 3시께 전주시 S동 모 아파트 옥상에서 평소 자신들을 괴롭혀 온 B군을 준비한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군 형제는 2년전부터 B군에게 괴롭힘을 당해왔고 지난 3일 또다시 폭행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미리 흉기를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8일도 함께 PC방에 갔다가 시비가 붙어 B군이 A군 형제를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 폭행하자 이들 형제는 준비해 온 흉기를 이용해 B군을 20여차례에 걸쳐 찌르고 달아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B군은 아파트 주민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응급수술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A군 형제가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형사처벌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학교폭력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한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만 7세 이상이면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고 공격성을 자제할 수 있지만 장기간 폭행 등을 당하면 일시적으로 판단력을 잃어 충동조절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B군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얼굴 등에 깊은 상처가 있고 정신적 충격까지 있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전북일보 임상훈(axion@jj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