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8일 발생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어린이 납치·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19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2시15분쯤 포천시 군내면 용정리 농기계보관창고 옆 논바닥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여자아이 사체는 전날 서울 용산에서 실종된 허모양(11·초등4년)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허양 부모를 상대로 확인한 결과 키와 붉은색 티셔츠, 목걸이, 귀걸이 등 인상 착의가 모두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포천경찰서에 김영배 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발견 당시 허양은 목 부위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고, 얼굴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불에 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일반 납치 사건과 달리 허양이 살해되기까지 금품 요구나 협박 전화가 일절 없었다는 점에 주목, 용의자가 허양을 납치한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타다 남은 플라스틱 재질의 기름통, 타이어 흔적, 폐유 등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품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범인이 허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워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허양 부모는 지난 17일 오후 6시53분쯤 비디오를 반납하기 위해 집을 나갔다가 오후 10시30분께 집에 돌아오지 않자 용산경찰서에 가출 신고를 했다.
동네 인근 ㅊ비디오 가게 주인은 “비디오를 반납하겠다고 전화가 온 뒤 5분쯤 뒤에 허양이 와 비디오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양 집과 비디오 가게가 채 100ｍ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허양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미뤄 허양과 허양 부모를 잘 아는 사람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